7월 18, 2025

21세기 EPL과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의 GOAT는?

21세기 초, 세계 축구의 중심이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의 경연장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잉글랜드 대표팀의 후방을 지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라는 당대 최고의 라이벌 클럽을 상징했던 두 명의 센터백, 리오 퍼디난드와 존 테리의 존재감은 단연 독보적이었습니다. 퍼디난드가 우아함과 지능으로 현대 축구 수비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면, 테리는 불굴의 투지와 압도적인 리더십으로 전통적인 수비수의 가치를 극대화했습니다.

이들의 라이벌 관계는 프리미어리그의 황금기를 더욱 뜨겁게 달군 원동력이었습니다. 이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2025년 현재, 그들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며 누가 진정한 21세기 최고의 수비수였는지에 대한 오랜 논쟁을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1. 플레이 스타일 비교 분석: 예술가 vs. 전사

리오 퍼디난드: ‘볼 플레잉 디펜더’의 완성

퍼디난드는 ‘볼 플레잉 디펜더’라는 개념을 완성시킨 선수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플레이는 단순히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것을 넘어, 팀 공격의 시작점이 되는 역할까지 수행했습니다.

  • 기술적 우아함과 빌드업 능력: 미드필더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볼 컨트롤과 정확한 패스 능력으로 팀의 빌드업을 주도했습니다.
  • 지능과 예측에 기반한 수비: 경기를 읽는 탁월한 시야를 바탕으로 상대의 공격 경로를 미리 예측하고 차단하는 지능적인 수비를 선보였습니다.
  • 압도적인 신체 능력: 189cm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빠른 스피드를 자랑했으며, 이를 활용해 넓은 수비 뒷공간을 완벽하게 커버했습니다.

존 테리: ‘전사형 수비수’의 표본

존 테리는 전통적인 잉글랜드 센터백이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지닌 선수였습니다. 그의 플레이는 기술적인 화려함보다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투지와 강력한 리더십으로 빛났습니다.

  • 리더십과 투혼: 그의 가장 큰 무기는 경기장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과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이었습니다. 그는 말 그대로 머리로 상대의 슈팅을 막아낼 만큼 용감했습니다.
  • 제공권 장악과 세트피스 능력: 뛰어난 점프력과 위치 선정을 바탕으로 제공권을 완벽하게 장악했으며, 공격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위력적인 무기였습니다.
  • 견고한 수비 조직력: 파트너 수비수와의 유기적인 호흡을 통해 철벽같은 수비 라인을 구축하는 데 능했습니다.

파트너십: 비디치와의 ‘실크 앤 스틸’ vs. 카르발류와의 ‘철벽’

퍼디난드는 네마냐 비디치와 함께 ‘실크 앤 스틸(Silk and Steel)’이라 불리는 완벽한 조합을 선보였습니다. 퍼디난드의 우아하고 지능적인 플레이(실크)와 비디치의 저돌적이고 강인한 수비(스틸)는 완벽한 상호 보완을 이루었습니다. 존 테리는 히카르두 카르발류와 함께 첼시의 ‘철벽 수비’를 구축했으며, 특히 2004-05 시즌 단 15실점만 허용하며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기록은 이들의 파트너십이 얼마나 견고했는지를 증명합니다.


2. 커리어 기록 및 수상 내역 비교

클럽 커리어 통산 기록

선수총 출전총 득점총 도움
리오 퍼디난드7011311
존 테리7616828

주요 우승 트로피

대회리오 퍼디난드존 테리
프리미어리그6회5회
FA컵5회
리그컵3회3회
UEFA 챔피언스리그1회1회
UEFA 유로파리그1회
총합11개15개

주요 개인 수상 내역

수상 내역리오 퍼디난드존 테리
PFA 올해의 팀6회4회
FIFPRO 월드 XI2회5회
PFA 올해의 선수1회 (2004-05)
UEFA 올해의 수비수3회 (2005, 2008, 2009)

3. 리더십과 영향력: 다른 색깔의 카리스마

리오 퍼디난드: 차분하고 지적인 리더

퍼디난드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품을 지녔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지적인 플레이로 팀을 조율하는 리더였습니다. 그는 파트너인 비디치가 흥분할 때마다 그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했으며, 뛰어난 경기 이해도를 바탕으로 수비 라인 전체를 통솔했습니다.

존 테리: ‘캡틴, 리더, 레전드’

존 테리의 리더십은 한마디로 ‘카리스마’로 요약됩니다. 그는 경기장 위에서 포효하며 동료들을 독려하고, 몸을 던지는 플레이로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습니다. 그는 위기의 순간에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강력한 구심점이었습니다.


4. 2025년 현재, 그라운드 밖에서의 삶

리오 퍼디난드: 성공적인 방송인이자 사업가

리오 퍼디난드는 은퇴 후 가장 성공적인 방송인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는 10년 넘게 TNT 스포츠의 간판 축구 해설가로 활동하며 날카로운 분석을 선보였고, 13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Rio Ferdinand Presents FIVE’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존 테리: 지도자의 길을 걷는 첼시의 전설

존 테리는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아스톤 빌라와 레스터 시티에서 수석 코치로 경험을 쌓은 그는 2023년 친정팀 첼시로 돌아와 아카데미 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첼시 1군 감독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는 꿈을 밝히며 꾸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론: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개의 위대한 유산

리오 퍼디난드와 존 테리, 두 위대한 수비수 중 누가 절대적으로 더 뛰어난 선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스타일이 다른 두 명의 거인이었습니다.

퍼디난드를 위한 변론: 현대 수비수의 이상

그는 우아한 볼 컨트롤, 지능적인 경기 운영, 압도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볼 플레잉 디펜더’의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그의 플레이는 수비의 개념을 확장시켰으며, 후대의 많은 센터백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었습니다.

테리를 위한 변론: 전통적 리더십의 화신

그는 강력한 리더십, 불굴의 투지, 그리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헌신으로 전통적인 센터백이 가질 수 있는 모든 미덕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팀의 정신적 지주로서 위기의 순간마다 팀을 구해냈으며, 그의 존재감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치를 지녔습니다.

결국 누가 더 위대한지에 대한 평가는 개인의 축구 철학과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 두 선수의 치열했던 라이벌 관계가 21세기 초반 프리미어리그를 가장 흥미로운 무대로 만들었으며, 그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축구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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