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말-2000년대초 월드컵 우승 풀백의 GOAT는?
2025년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에서 풀백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는 한 세대 전, 풀백이라는 포지션의 정의를 완전히 새로 쓴 선구자들의 발자취 위에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그 혁명의 중심에는 브라질의 카푸(Cafu)와 프랑스의 빅상트 리자라쥐(Bixente Lizarazu)라는 두 거인이 서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월드클래스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현대 풀백의 청사진을 제시한 설계자들이었습니다. 폭발적인 에너지로 오른쪽 측면을 불태웠던 삼바 군단의 영원한 주장 카푸, 그리고 냉철한 지성과 완벽한 기술로 왼쪽을 지배했던 아트 사커의 첨병 리자라쥐. 과연 누가 자신의 시대 최고의 풀백이라는 칭호에 더 가까울까요? 이 글은 두 전설의 플레이 스타일, 커리어, 기록, 그리고 축구사에 남긴 불멸의 유산을 다각도로 조명할 것입니다.
1. 플레이 스타일 분석: 멈추지 않는 엔진 vs. 차가운 정복자
‘익스프레스 트레인’ 카푸: 에너지와 공수 균형
카푸의 플레이를 상징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에너지’일 것입니다. 그의 이탈리아 시절 별명 ‘일 펜돌리노(Il Pendolino, 초고속 열차)’는 그의 플레이 스타일을 완벽하게 요약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수비수 데니스 어윈은 카푸를 “상대하기 끔찍한 악몽”이라 칭하며 “90분 내내 폭탄처럼 돌진해왔다”고 회상했습니다.
그의 진정한 위대함은 폭발적인 공격력과 안정적인 수비력의 완벽한 균형에 있었습니다. AC 밀란의 동료였던 야프 스탐은 “사람들은 그가 수비적으로도 매우 강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도약하는 바스크인’ 리자라쥐: 폭발력과 정교함
빅상트 리자라쥐는 ‘도약하는 바스크인(Le Basque Bondissant)’이라는 별명처럼, 폭발적인 에너지와 역동적인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지배했습니다. 169cm의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힘과 지치지 않는 체력, 그리고 정교한 기술을 겸비한 완벽한 풀백이었습니다.
은퇴 후 그가 브라질리언 주짓수 챔피언에 오른 사실은 그의 승부사 기질과 신체 활용 능력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그는 주짓수가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고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축구 수비에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 클럽 커리어: 두 개의 대륙 vs. 유럽의 제국
카푸: 두 개의 대륙, 세 개의 리그를 정복하다
카푸의 커리어는 시작부터 화려했습니다.
- 상파울루 시절: 1992년과 1993년, 남미 클럽 대항전의 최고봉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를 2연패했습니다.
- 로마의 심장: 2000-01 시즌,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로마에 18년 만의 세리에 A 우승, 즉 ‘스쿠데토’를 안겼습니다.
- AC 밀란에서의 마지막 불꽃: 33세의 나이에 입단하여 2004년 자신의 두 번째 스쿠데토를 차지했으며, 2007년에는 마침내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리자라쥐: 뮌헨 제국을 건설한 프랑스인
리자라쥐의 클럽 커리어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 보르도의 돌풍: 젊은 지네딘 지단과 함께 1996년 UEFA컵 결승 진출이라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 바이에른 뮌헨의 전설: 9년 동안 뮌헨의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분데스리가 우승 6회, DFB-포칼 우승 5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 유럽 정상: 2001년, 유럽 축구의 최고 영예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뮌헨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3. 국가대표 커리어: 삼바 군단의 주장 vs. 황금세대의 핵심
카푸: 세 번의 월드컵 결승, 두 번의 우승
카푸의 이름은 브라질 축구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입니다. 그는 총 142경기에 출전하며 브라질 대표팀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는 축구 역사상 유일하게 3회 연속 월드컵 결승전에 출전한 선수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1994, 1998, 2002).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주장 완장을 차고 브라질을 통산 5번째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리자라쥐: 세계와 유럽을 동시에 제패하다
리자라쥐는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국가대표팀 중 하나로 꼽히는 프랑스 ‘황금 세대’의 핵심 멤버였습니다. 그는 1998년 자국에서 열린 FIFA 월드컵과 2000년에 열린 UEFA 유로에서 프랑스가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의 커리어에는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특별한 기록이 있습니다. 그는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하게 클럽과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월드 챔피언과 유럽 챔피언 타이틀을 동시에 보유한 선수였습니다.
4. 데이터로 보는 두 전설: 기록이 말해주는 것들
커리어 통계 비교
지표 | 카푸 | 빅상트 리자라쥐 |
---|---|---|
총 클럽 출전 | 약 557 | 약 501 |
총 클럽 득점 | 44 | 39 |
총 클럽 도움 | 62+ | 32+ |
카푸는 리자라쥐보다 훨씬 더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주요 창조적 공격 루트였음을 증명합니다. 반면, 리자라쥐는 더 적은 출전 수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수준의 득점을 기록하며 직접적인 득점 관여도가 높았음을 시사합니다.
주요 우승 트로피 비교
주요 트로피 | 카푸 | 빅상트 리자라쥐 |
---|---|---|
FIFA 월드컵 | 2회 (1994, 2002) | 1회 (1998) |
대륙 선수권 | 2회 (코파 아메리카) | 1회 (유로) |
UEFA 챔피언스리그 | 1회 (2006-07) | 1회 (2000-01) |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 2회 (1992, 1993) | 0회 |
1부 리그 우승 | 2회 (세리에 A) | 6회 (분데스리가) |
인터컨티넨탈컵 | 2회 (1992, 1993) | 1회 (2001) |
최종 평결: 역사상 가장 위대한 풀백은 누구인가?
카푸와 리자라쥐, 두 전설적인 풀백 중 누가 더 위대한가에 대한 질문에 하나의 정답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는 위대함에 대한 두 가지 다른 모델을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카푸를 위한 변론: 국제 무대의 지배자
카푸의 위대함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국제 무대에서의 업적에 기반합니다. 3회 연속 월드컵 결승 진출과 주장으로서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는 그의 압도적인 커리어를 상징합니다. 그는 브라질의 열정과 이탈리아의 전술적 지성을 겸비한, 라이트백의 아이콘 그 자체였습니다.
리자라쥐를 위한 변론: 완벽한 트로피 컬렉터
리자라쥐의 위대함은 선수로서의 완벽함과 그가 이룬 전무후무한 ‘그랜드슬램’에 있습니다. 그는 클럽과 국가대표팀에서 차지할 수 있는 모든 메이저 트로피를 석권했습니다. 월드컵, 유로, 챔피언스리그, 인터컨티넨탈컵 타이틀을 동시에 보유했던 그의 유일무이한 기록은 그가 한 시대의 정점에 섰던 선수임을 증명합니다.
결국 이 논쟁 자체가 두 선수의 위대함에 대한 찬사입니다. 그들은 단순한 동시대의 라이벌이 아니라, 풀백이라는 포지션에 혁명을 일으킨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들이 남긴 공통된 유산은 풀백을 그라운드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바꿔놓았다는 점이며, 이는 오늘날까지 수많은 선수들과 전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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